글

10월, 2026의 게시물 표시

동방견문록 ④—보석의 땅 케르만과 암흑마술을 부리는 노략꾼들

이미지
3회에서는 바그다드와 타브리즈, 페르시아의 전설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비단과 보석의 도시 야즈드·케르만을 지나, 노략꾼이 들끓는 레오바르 평원과 교역의 요충지 호르무즈까지 이어갑니다. 이 땅들은 지금 어디인가? 야즈드와 케르만, 호르무즈는 모두 오늘날 이란 영토에 속합니다. 특히 호르무즈는 페르시아만 입구, 지금의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가리킵니다. 카라우나스 무리의 근거지인 바다흐샨·누리스탄·카슈미르는 오늘날 아프가니스탄 북동부와 파키스탄·인도 접경 지역에 걸쳐 있습니다. 비단의 도시 야즈드에서 보석의 땅 케르만으로 페르시아의 찬란한 도시 야즈드는 상업의 중심지로, 비단 옷감이 많이 생산되고 상인들이 이를 여러 나라에 팔아 큰 이익을 얻습니다. 야즈드를 떠나면 묵어갈 곳이 세 군데뿐인 들판을 7일간 지나야 하는데, 울창한 숲에서 사냥감과 자고새를 사냥할 수 있어 상인들은 오히려 즐겁게 지나간다고 합니다.  7일이 지나면 케르만 왕국이 나오는데, 예전에는 권력이 세습되었지만 지금은 타타르인들이 주군을 임명합니다. 이곳 산에는 튀르키예석이라 불리는 귀한 돌과 철·쇠 광산이 있고, 장인들은 재갈과 안장부터 검과 활까지 훌륭한 마구를 만들며, 부인들은 비단에 새와 나무를 수놓습니다. 또한 송골매보다 작지만 더 빠른 매가 서식해 어떤 새도 피할 수 없다고 합니다. 몰락한 도시 카마딘과 레오바르의 진귀한 짐승들 케르만에서 이틀을 내려가면 넓은 평원이 나오고 그 초입에 카마딘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크고 화려했으나 타타르인들에게 여러 차례 약탈당했습니다. 이 평원은 레오바르라 불리는데, 날씨가 덥고 대추야자와 '천국의 사과'(시트론류로 추정) 등 다른 곳에서 자라지 않는 과일이 풍부합니다.  검은색과 흰색이 섞이고 다리와 주둥이가 붉은 특이한 자고새도 있고, 눈처럼 흰 우람한 소도 있습니다. 두 어깨 사이에 두 뼘 높이의 혹이 있어 낙타처럼 짐을 지고도 잘 일어서며, 고기 맛도 좋다고 합니다. 나귀만 한 몸집에 꼬리만 15...

동방견문록 ③—바그다드의 애꾸 구두장이와 동방박사 세 왕의 전설

이미지
2회에서는 두 개의 아르메니아에서 모술 왕국까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사라센인들의 중심지 바그다드를 지나, 타브리즈와 페르시아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땅들은 지금 어디인가? 바그다드는 오늘날 이라크의 수도이며, 타브리즈는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샤베(사베)는 이란 중부에 위치합니다. 다만 책에서 "타브리즈는 이라크라 불리는 나라"라고 한 표현은 오늘날의 이라크 공화국이 아니라, 중세 페르시아 서부 지역을 가리키던 옛 지명 '이라크 아자미(페르시아령 이라크)'를 뜻합니다. 바그다드, 칼리프의 도시 기독교인들의 교황이 로마에 거처하듯, 바그다드는 모든 사라센인들의 칼리프가 거처하는 큰 도시입니다. 도시 가운데로 큰 강이 흐르고, 그 강을 따라 18일을 가면 인도양 연안의 키시에 이릅니다. 수많은 상인이 물품을 싣고 이 길을 오갑니다.  바그다드와 키시 사이에는 바스라라는 큰 도시가 있는데, 이곳을 둘러싼 숲에는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대추야자가 자랍니다. 바그다드는 이 지역에서 가장 눈부시고 큰 도시로, 명주실과 금실로 짠 더없이 아름다운 직물이 훌륭한 방식으로 제조됩니다. 보물을 사랑한 칼리프의 최후 1255년, 대칸의 동생이자 레반트 타타르의 주군인 훌라구 칸이 바그다드를 침공해 도시를 정복했습니다. 탑 하나에 가득 쌓인 엄청난 금과 은을 본 훌라구 칸은 칼리프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용병과 기병들에게 그 보물을 나누어 주어 도시를 지키게 하지 않았느냐고. 칼리프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훌라구 칸은 "그대가 그토록 보물을 사랑하니 가장 소중한 보물을 주겠다"며 칼리프를 보물 탑에 가두고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칼리프는 나흘을 버티다 비참하게 죽었고, 그 뒤로 바그다드에는 더 이상 칼리프가 없다고 마르코 폴로는 전합니다. 애꾸눈 구두장이와 움직인 산 1275년 바그다드와 모술 사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기독교인을 증오하던 칼리프는 겨자씨 한 톨만 한 신앙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