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견문록 ⑧—고비 사막의 목소리와 불에 타지 않는 샐러맨더석

7회에서는 파미르 고원을 넘어 사마르칸트와 위텐까지 왔습니다. 이번에는 차르찬에서 고비 사막을 건너 둔황과 하미를 지나, 샐러맨더석이 나는 탈라스까지 가 봅니다.

이 땅들은 지금 어디인가?
책의 각주에 따르면 둔황은 오늘날 중국 간쑤성의 도시로 실크로드의 거점 역이었고, 탕구트는 간쑤성 일대를 가리킵니다. 하미는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있습니다. 고비 사막은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에 걸친 사막입니다. 차르찬과 탈라스는 책에 현대 위치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옥이 나는 강, 차르찬

차르찬은 투르키스탄의 북동북쪽에 있는 지방으로, 마을과 도시가 많고 중심 도시의 이름도 차르찬입니다. 강에는 벽옥과 옥수가 떠내려와 카타이에 팔아 큰 이익을 남깁니다.

코탄에서 이곳까지는 온통 사막이라 물이 대부분 쓰지만, 몇 곳에는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있습니다. 군사들이 지나가면 주민들은 처자식과 가축을 데리고 이틀이나 사흘 거리의 물 있는 곳으로 숨는데, 바람이 불면 지나간 길이 모래에 덮여 흔적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해요.

고비 사막, 한 달치 짐을 꾸리는 길

차르찬을 떠나면 닷새 동안 사막을 지나야 해서 물 마실 곳을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이어 고비 사막 가장자리의 큰 도시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막을 건너려는 사람과 가축은 이곳에서 일주일 동안 쉬며 원기를 되찾아야 합니다. 고비 사막은 말을 타고 끝에서 끝까지 가려면 1년이 걸리고, 가장 좁은 곳도 한 달이 걸립니다. 그래서 한 달 치 물품과 식량을 챙기는데, 끝없는 모래 언덕 사이에 샘이 약 28곳 있습니다.

밤에는 뒤처진 사람에게 동료들의 말소리나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그건 길을 잃게 만드는 정령들의 소리여서, 듣고 나면 영원히 길을 찾지 못하고 죽어서 발견된다고 해요. 각주는 이것을 실제로 있는 청각 신기루라고 설명합니다.

둔황, 양을 바치는 탕구트의 제사

고비 사막을 30일 지나면 대칸의 지배를 받는 둔황에 닿고, 이 지방은 탕구트라 불립니다. 주민들은 우상숭배자들이지만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인과 무슬림도 있고, 곡물을 경작해 거래하며 삽니다.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우상에게 바칠 양 한 마리를 기릅니다. 새해 첫날이나 우상의 축일이 되면 양과 아이를 제단 앞에 데려가 양을 익혀 올리고, 아이를 지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우상이 그 고기를 먹는다고 믿으며, 의식이 끝나면 고기는 친지들과 나누어 먹고 뼈는 상자에 보관합니다.

불태운 만큼 저세상에서 얻는다, 탕구트의 장례

이곳 사람들은 죽은 이를 화장합니다. 시신을 태우러 가는 길 중간에 친척들이 나무로 집처럼 만든 곳 위에 명주실과 금실로 짠 옷감을 덮어 두고, 행렬이 그 앞에 이르면 잠시 멈춰 시신에 술과 음식을 뿌립니다. 그래야 저세상에서도 영예를 누린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화장터에서는 나무껍질로 만든 종이를 사람과 말, 낙타, 동전 모양으로 오려 함께 태웁니다. 태운 만큼의 노예와 가축을 저세상에서 갖게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화장은 점성술사가 고른 좋은 날에 해야 해서, 시신을 큰 관에 넣어 때로는 여섯 달까지 두고 매일 음식을 놓아 둡니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하미 사람들

하미는 예전에는 왕국이었고, 고비 사막과 사흘이면 건널 수 있는 작은 사막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사람들은 즐겁게 노는 것을 좋아해서 늘 악기를 연주하고 춤추며 향락을 즐깁니다.

마르코 폴로는 손님 접대 풍습을 전합니다. 낯선 나그네가 재워 달라고 하면 집주인은 기뻐하며 아내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라고 이른 뒤 집을 비우고, 손님이 떠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는다고요. 이를 들은 몽케 칸이 풍습을 금하자 사람들은 우상이 땅의 소출을 허락하지 않을 거라며 반발했고, 결국 주군은 “너희가 그렇게도 고집하니 계속 그렇게 살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불에 넣을수록 하얘지는 샐러맨더석

탈라스의 북쪽 산에서는 강철을 캐고, 샐러맨더를 얻는 광맥도 나옵니다. 각주에 따르면 이 샐러맨더는 도롱뇽이 아니라 광석의 이름입니다.

마르코 폴로의 박식한 동료 주르피카르는 대칸의 명으로 3년 동안 이곳에서 채굴했습니다. 그의 설명으로는 광석을 햇볕에 말려 쇠 절구에 빻고 물로 씻으면 양털 같은 가느다란 섬유가 뜨고, 이것을 꼬아 직물을 만들어 불에 넣으면 눈처럼 하얘진다고 합니다. 더러워져도 불에 넣으면 다시 하얘집니다. 마르코 폴로는 이것이 이곳 사람들이 해 준 이야기이니 다른 이야기는 거짓일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각주는 이 광석을 석면으로 짐작합니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석면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잠시, 멈춰서서

이 구간에서 제가 가장 오래 머문 곳은 '밤의 사막'이었습니다. 정령이 길을 잃게 만든다는 목소리를 각주는 실제 청각 신기루로 해석하고 있었는데요. 한 달 치 물과 식량을 지고 모래 언덕을 넘던 이들에게 그 소리가 얼마나 공포였을지, 상상만 해도 오금이 저려 옵니다.

샐러맨더 대목에서는 마르코 폴로가 현지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근거로 삼아 다른 이야기는 거짓일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자의 기록이 현지 사람들의 말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그리고 그 한계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간저우 시 이야기를 만나 보려고 합니다.

참고자료
마르코 폴로·루스티켈로 다 피사, 《동방견문록》, 윤진 옮김,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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